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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년 하반기 무역환경 및 수출입 전망 [ 2008.08.02 ]

하반기를 논하기 앞서 08년 상반기 무역동향을 간단히 짚어보자. 서브프라임으로부터 촉발된 글로벌 금융불안과 경기둔화, 그리고 원자재가격 폭등 등의 여러 대외 악재 속에서도 우리 경제를 지탱해준 것은 그나마 수출이었다. 불리한 대외환경에도 불구,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20.4%가 증가한 2,139억달러로 호조세를 이어갔다. 그러나 고유가 및 고원자재가격의 영향으로 수입역시 전년대비 29.3% 증가하면서 상반기 무역수지는 62억달러 적자를 기록하였다.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무역적자 행진은 5월 잠시 흑자로 전환 되었으나 최근 7월까지 다시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적자의 가장 큰 원인은 원유로서 도입평균단가가 사상 최초로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원유도입액이 전년 상반기 대비 61.9% 증가하였다. 전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의 원흉으로 꼽히는 국제원자재가격의 급등은 원자재 수입 비중이 60%에 달하는 우리에게 직격탄이나 다름없다. 상반기 무역적자 기여율의 상위 3대 품목은 원유, 천연가스, 석탄으로 각각 122.6%, 26.3%, 17.2%에 달하며 물량보다는 금액증가에 의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석유제품, 디스플레이, 기계, 조선 등 우리의 수출 주력품목이 꾸준한 증가세를 시현하며 수입의 증가분을 상당부분 상쇄함에 따라 무역수지의 적자폭을 줄여나갈 수 있었다. 마이너스 무역수지에 부진한 내수 경기, 추락하는 주식 시황에도 우리경제의 펀더멘털을 튼튼히 지탱하는 것은 이처럼 수출이었다. 물론 이에 따라 수출과 내수의 양극화는 더욱 심각해졌다. 7월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실질 GDP대비 수출 비율은 2분기에 64.9%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반면 내수는 48.3%로 최저치를 기록하며 하향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하반기는 어떨 것인가? 하반기 무역 성과를 가늠하기 위해서는 우리를 둘러싼 무역환경을 살펴봐야 한다. 대외 여건은 앞으로도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을 전망이다. 먼저 세계경제는 신용경색과 고물가로 인한 인플레이션 압력 속에 여전히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는 서브프라임 위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것이 미국 정책당국의 저금리 유지였다. 저금리로 형성된 자산 거품이 꺼지면서 신용 위기와 경제 후퇴를 촉발했고 동시에 저금리로 늘어난 유동성이 원자재 투기수요로 몰리면서 글로벌 인플레 압력의 원인이 되었다. 최근 각국 금리 정책결정자들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 속에 금리를 올릴 수도 내릴 수도 없는 진퇴양난에 빠뜨린 비극의 씨앗인 셈이다.

우리나라 무역 수지의 키는 바로 주요국 경기(수출)와 국제 원자재가격(수입)에 직결되어있다. 일단 최근 하락세로 돌아선 국제유가는 늘어만 가던 수입에 골머리를 썩던 우리에게 반가운 소식임에 틀림없다. 7월14일 WTI가 배럴당 145.5불로 최고점을 찍으며 고공행진을 지속하던 유가는 7월22일을 기점으로 급락하였다. 두바이유는 배럴당 120.4불(8월1일)까지 후퇴한 상태다. 향후 어느 수준까지 하락할 지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대부분 하반기 유가의 하향 안정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는 것이 유가 하락 반전이 세계 경기 둔화에 다른 석유 수요 감소 전망에 기인했기 때문이다. 돌이켜보면 유가가 고점을 찍고 하락세로 돌아서기 시작한 타이밍은 미 Fannie Mae와 Freddie Mac의 유동성 위기 발표와 일치한다. 두 거대 국책 모기지 보증업체의 침몰은 서브프라임 위기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섣부른 경기 회복 전망은 시기상조라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었다. 유가 하락은 경기 침체의 골이 생각보다 깊으며 회복 또한 시일이 걸릴 것을 의미한다.

이에 따라 미국은 최근들어 소비자 신뢰지수 등 소수 경제 지표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재정적자 전망치를 사상 최고치로 상향 조정하고 GDP 성장률을 하향 조정하는 등 계속해서 암울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유로 지역 역시 EU 집행위가 08년 유로 GDP 성장을 1.8%로 하향 조정하는 등 둔화세가 예상되며 일본은 광공업 생산 감소세 전환, 소비와 경기선행지수가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회복세가 정체될 것으로 전망된다.

개도국의 경우 원자재가격 상승을 향유하던 자원보유국을 제외하고는 경기부침 현상이 발생하였으며 이는 하반기도 지속될 전망이다. 국제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인플레를 차단하기 위해 많은 국가들이 긴축정책으로 전환한 데 따른 결과다. Financial Times 7월 3일자는 현재 세계 75개 중후진국들의 국내물가가 급상승하면서 경기둔화, 외환고 감소 등의 발생을 경고하였다.

선진국의 경기 둔화에도 불구하고 신흥 개도국으로의 수출이 증가하면서 수출 호조세를 이어오던 우리에게 개도국의 경기 하락 심화는 중장기적으로 큰 위기가 아닐 수 없다. 미국에서 시작된 경기 침체의 파급효과가 전세계로 확산일로에 있기에 이를 감안한 수출경쟁력 강화와 브랜드 파워 확대를 통해 수출 감소를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08년 하반기 수출입은 경기 둔화 지속과 국제원자재가 안정에 따라 수출은 흐림, 수입은 맑음으로 전망된다. 수출은 전년대비 17.4% 증가한 2,276억 달러로 예상된다. 해외시장의 수요 둔화에 따라 상반기 20.4%에 비해 소폭 둔화된 수치다. 수입은 전년대비 23.9% 증가한 2,249억 달러로서, 4/4분기 유가가 소폭 하향 안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상반기 29.3% 증가에 비해 소폭 둔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하반기 27억달러 흑자를 기록, 연간 35억달러 적자가 예상되며 연간으로는 11년만에 처음으로 적자로 반전되는 한해가 될 것이다.

이승준 연구원, 국제무역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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