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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こころ」 마음 [ 2007.03.19 ]

우리나라에서는 그 이름 때문이라도 많이 알려진 이 소세키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이 작품을 많은 학자들이 연구하는 이유는 이 소설의 주 표현대상이 셀 수 없을 정도 많은 얼굴을 가진 우리들의「こころ」“마음”을 주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손가락에 꼽힐 만큼 적은 수의 등장인물과 그렇게 길지 않은 줄거리를 가지고 있지만 1인칭 시점을 사용한 지극히 화자위주의 서술과 섬세한 인물묘사로, 빛을 비춰보는 각도에 따라 색이 변하는 크리스탈처럼 읽는 사람에 따라 여러 형태의 받아들여지는 것이 이 「こころ」의 참 맛이 아닐까 한다. 그렇기 때문에 「こころ」에 대한 논문을 읽어보면 꽤나 많은 학자들이 문장 하나를 근거로 다른 소설이 한편이 만들기도 하는 것이다.

하지만 역시나 「こころ」를 보는 측면을 달리하는 기준은 나, 선생님, 사모님, K의 관계중 어느 것에 초점을 맞추느냐이다. 인물들의 관계는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는 나와 선생님과의 관계이고 두 번째는 K와 선생님과 사모님의 삼각관계이다. 더 민감한 부분을 더 많이 가진 것이 두 번째 사모님, 선생님, K의 삼각관계라고 할 수 있다. 사모님을 제외하고 이 작품을 논할 수는 없겠지만, 나의 개인적인 견해로는 K와 선생님의 관계가 실타래처럼 꼬인 「こころ」를 푸는 가장 주요한 열쇠인 것으로 생각된다. 사모님의 사이에 둔 삼각관계였지만, 이성에 대한 사랑은 단지 선생님의 더 커다란 욕망을 감추기위한 스스로의 가면인 것이다. 선생님과 나 사이, 선생님과 K의 관계의 동성애적 측면은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일부는 동의하지마, “동성애이다.”라고 조금은 극단적인 결론을 내리기에는 K와 선생님의 관계는 더 많은 물음표를 내포하고 있다. 선생님에게 K는 라이벌이자 가장 친한 친구였고, 아마도 선생님에게는 가장 닮고 싶은 우상 같은 존재였을 것이다. 선생님과는 전혀 다르게 남자답고 남의 눈을 신경쓰지 않고 언제나 자신만의 길을 꼿꼿이 가는 그를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미워했으리라. 그런 K가 자신이 유일하게 우위를 점하고 있었다고 생각한 “여자”를 빼앗아가려고 하는 것이다. 사실 선생님이 K에게 취한 행동은 자신의 자존감을 지키기 위한 당연한 행동인지도 모른다. 선생님에게 K는 친구임과 동시에 언젠가는 넘어야 할 존재였다. 그리고 선생님은 K를 자신의 하숙집으로 불러들이면서 은근한 우월감을 느낀다. 유일하게 K보다 자신이 위에 있다고 생각했던 여자 문제에서 자신의 생각이 틀렸다는것을 깨달았을때 선생님은 재빨리 머리를 굴려 그를 몰아 부친다. 그때 선생님에게 K는 더 이상 자신의 친구가 아니었다. 인간 대 인간의 입장에서 질투라기보다는 자신보다 위의 사람을 굴복시켜 이기겠다는 욕망이 선생님의 그 당시 주된 생각이 아니었을까. 나보다 강한 K, 자신이 두려워하는 K가 내가 가진 것(아가씨)을 빼앗아 갈지도 모른다는 두려움과 인간적 우위에 있는 사람에게 경외심과 동시에 그것보다 우위에 있고 싶다는 마음이 작용했을 것 이다. 나에게 한말처럼 언젠가 자신이 존경하는 사람 머리 위에 발을 올리려고 하는 것이 사람인 것이다.

사실 소설에서 주된 사건은 선생님이 인간을 불신하고 은둔하게 살게 되는 원인인 K의 자살과 선생님의 사랑일 것인데, 소세키는 왜 이런 사실을 숨긴 채 “나”라는 제3의 인물을 책 제일 처음에 등장시킨 것일까. 먼저 이것을 생각해보자. 나는 관찰자로서 선생님에게 다가간다. “나”가 묘사하는 선생님과 사모님의 모습은 아마도 인간의 이중적인 모습을 표현하는데 효과적인 장치로 작용 했을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그런 용도로 소세키는 “나”를 등장시킨 것일까. 아마도 선생님의 K에게 향하는 마음과 내가 선생님에게 향하는 마음은 동류가 아닐까 한다. 무뚝뚝한 K에게 선생님은 유일한 친구였고 무채색의 자신의 세계에 불쑥불쑥 들어오는 잘 표현 할 수 는 없지만 고마운 존재였을 것이다. 또한 나는 선생님을 존경하지만 한편으로는 궁지에 몰아놓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가끔 심술을 부리기도 하고, 어려운 질문을 계속하여 묻기도 한다. 이것은 선생님이 K를 행했던 마음과 비슷하다고 생각된다. 그리고 선생님이 K에게 했던 것처럼 만약 선생님이 죽지 않았더라면 언젠가 나도 선생님 머리위로 발을 올려놓으려 하는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이 관계는 나→선생님→K의 도식으로 설명할 수 있겠다.

하지만 소설에는 선생님의 유서를 읽고 난 나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서술하고 있지는 않는다. 그것은 나가 독자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기 때문이고 유서끝에 선생님이 나에게 하는 당부의 말은 독자에게 던지는 소세키의 메시지가 되는 것이다. 선생님의 이기적인 모습에도 그를 비난 할 수 없는 것은 그가 죄책감을 등에 업고 평생 은둔하며 지낸 어떻게 보면 이기심에 자신을 판 사실을 괴로워하는 나약한 한 인간이기 때문이다. 또 한 편으로는, 선생님을 비난 할 만큼 이 글을 읽는 내가 깨끗한 인간인가 하는 물음 때문이다. 「こころ」를 어떻게 받아들이더라도 이 물음만큼은 누구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정혜림 비평가, 경북대학교 일어일문학과 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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