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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지붕 두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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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를 비추는 거울 [ 2006.09.1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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늦은 여름휴가를 떠나던 날, 비행기안은 축제의 도가니였다. 일본황실에 새로운 가족이 탄생하였음을 알리는 뉴스가 기내에 흘러나오자 탄성을 지르던 남편과 수많은 일본인들. ‘황실이 없는 한국으로서는, 일본인에게 황실이 어떤 의미인지 절대 알 수 없을거야’ 라던 남편의 말을 실감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
외국인인 나에게 황실은 언제나 미지의 세계라 TV와이드쇼와 잡지 등을 보며 이런저런 상상의 날개를 펼치게 된다. 그 중 내 시선을 붙잡는 것은 단연 첫째며느리 마사코님과 둘째며느리 키코님과의 관계이다. 아무리 황족이라해도 며느리끼리의 관계는 과연 어떨까? 하고 생각할때마다 나는 자연스레 형님과 나의 관계를 떠올리게 된다.
남편의 형부부와 우리부부는 같은해에 결혼식을 올렸다. 같은해에 새가족이 된 일본인 며느리와 한국인 며느리인 우리는 한 2년간 눈에 보이는 경쟁을 했었던 것 같다. 여행지에서의 선물에서부터 친척어른들의 사랑을 받는 사소한 일들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우리 둘의 모습을 가족들은 적당히 못 본척 해주었고, 절대 입밖으로 서로를 비교하거나 하지는 않았다.
작년 정월, 가족모임이 끝난뒤 나는 형님과 술잔을 기울인 적이 있다. 서로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던 우리. 이것도 우리의 운명이라면 차라리 동지애를 느끼는 편이 낳지 않을까? 란 생각이 들어 내가 먼저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형님도 ‘혜린상이 외국인인데도 일본인인 나보다 며느리 역할을 잘 수행하니까 솔직히 긴장했었어요’ 라며 내손을 잡아주었다.
한국에서도 동서지간은 힘들다고 들었다. 일본인인 형님에게 지기 싫었던 나나 외국인인 나에게 지기 싫었던 형님이나 그동안 상대방의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보고있었던 건 아닐까? 우리는 늘 서로를 의식했었던 것만 같다. 3년이 지난 지금, 형님은 일본에서 성장한 일본인다운 며느리 역할을, 나는 일본의 문화를 배워가는 한국인다운 며느리 역할을 하고있다. 아직도 갈길은 멀지만, 형님과 나의 차이를 인정하고나니까 오히려 배우는 것이 많아진다.
배혜린
▶ [일본어] お互いを映す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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