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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님, 성적 올려주세요~ [ 2006.07.0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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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적인 학사 일정상으로는 기말고사 끝난 후 바로 방학이 시작된다. 하지만 방학이 진정한 자유의 의미가 되기 전에 반드시 거쳐야 할 마지막 단계가 있으니, 바로 성적확인이고, 경우에 따라서는(교수님, 학생의 성향에 따라서) 성적 향상을 위한 마지막 시도이자 '공격'과 그것을 막아내려는 '방어'의 모습을 띤다.
A, B 각각 최대 35%까지만 줄 수 있는 상대 평가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 0, -를 부여하는 비율은 교수님의 재량이기 때문에 B0를 B+로 올려달라는 학생들의 읍소가 시작되고 교수님들은 학생이 성적을 놓고 교수와 'deal'을 하려 한다며 혀를 끌끌 차신다.
학생들은 학생들 나름대로 이유가 절박하다. 교환 학생을 꼭 가고 싶은데 학점이 좋지 않다거나, 이번 학기를 끝으로 졸업을 하는 사람들은 이제 더이상 재수강 할 기회도 없다라는 이유를 들기도 한다. 심지어는 다음에 재수강 할 수 있게 C를 D로 바꿔달라는 (바뀐 재수강 제도로 인해 앞으로 C학점부터는 재수강을 못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어처구니 없어 보이는 사정도 생긴다.
당대의 지성인들이라지만 절박한 사정 앞에서 두꺼워진 얼굴에 어려서부터 들여온 공정성과 형평성의 개념도 무디어지는 듯 하다.
교수님은 교수님대로 학기초에 밝힌 룰과 자신의 소신에 따라 공정하고 세심하게 성적의 등급을 매겼지만, 그것을 받아들이지 않는 학생들을 보고는 속이 상한다. 성적 발표 후 찾아오는 학생들의 방문도 그리 달갑지 않을 것이고, 매번 형평성 운운하는 것도 지겨우실 것이다. 그래서 성적 확인 기간 마감날에 성적을 공개해버리는 극약 처방을 쓰시는 분도 있다.
한 학기 동안 열심히 가르치고 또 열심히 공부하고 그리고 정정당당히 평가받고 결과를 겸허하게 수용하고 그런 모습이 이상적이며 바람직하지만, 당장은 쉽게 바뀌어지지는 않을 것 같다.
방학 첫 주에 시작되는 이 신경전에 벌써부터 마음이 무거워진다.
이재훈, 연세대학교 경영학과 3학년 재학
일본 뉴스 전문 매체- 뉴스재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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