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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름(II) [ 2018.02.28 ]

[뉴스재팬=포사단필] 1962년 11월 쿠바위기(Cuban Missile Crisis)를 해소한 케네디(John F. Kennedy) 대통령은 1963년 11월 암살당했다. 그의 후임자 존슨(Lyndon B. Johnson) 대통령의 잘잘못은 위대한 사회(the Great Society)와 베트남 전쟁으로 요약된다. 그는 남부 출신이었지만 민권법(Civil Rights Act) 제정과 같은 흑인의 권익을 신장하는 정책을 추진하였다. 미국은 통킹만 사건을¹⁾ 조작하여 베트남 전쟁에 본격적인 개입의 구실로 삼았고, 의회는 그에게 베트남 전쟁 수행에 관한 전권을 위임하였다. 그의 행동은 거칠었고 입이 험했다. 1965년 4월 2일 미국 방문 중인 캐나다의 피어슨(Lester B. Pearson) 수상이 필라델피아 템플대학 연설에서 미국의 베트남 정책을 신날하게 비판했다. 3일 존슨은 백악관에 도착한 피어슨 수상의 멱살을 잡고 당신은 내 집 거실에 들어와 양탄자에 오줌을 쌌다고 소리쳤다.²⁾ 캐나다는 끝끝내 베트남에 파병하지 않았다. 베트남 전쟁에 관한 국론 분열로 그는 재선 출마를 포기했다.

뒤를 이은 닉슨(Richard M. Nixon) 대통령은 유능한 정치인이었지만 교활한 사람으로 각인되었다. 그는 중국과 외교를 수립하였다. 파리평화협상을 통하여 베트남에서 완전히 손을 떼면서 무적 미국은 아시아에서 치욕의 1패를 당했다. 달러의 금태환도 없던 일로 했다. 그의 지시로 CIA는 합법적으로 수립된 칠레의 사회주의 정권을 전복시켜 아옌데(Salvador Allende) 칠레 대통령을 죽음으로 몰았다. 그는 워터게이트 사건 관련 증거조작과 은폐시도로 탄핵 절차가 진행되자 중도 사퇴하였다.

카터(James E. Carter Jr.) 대통령의 트레이드마크는 인권외교였다. 한국 방문 시 그는 청와대에서 박정희 정권의 인권 탄압을 비판했다. 박정희는 미국에도 흑인 인권문제가 있다고 반박했다.³⁾ 1978년 9월 그의 주도로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과 베긴 이스라엘 총리는 캠프 데이비드 협정에 서명하였다. 1979년 11월 테헤란의 과격파 학생 시위대가 미국 대사관에 난입, 점거하고 60여 명의 미국인을 일질로 억류하는 사건이 터졌다. 1980년 4월 육•해•공군 합동 특공대가 미국 대사관 인질 구출에 실패하자 그는 곤경에 처하여 재선에서 공화당 레이건 후보에게 패배, 4년 단임 후 물러났다.

베트남 전쟁 패배의 굴욕감과 심각한 후유증, 진실성과 도덕성 문제로 쫓겨난 대통령, 이란 대사관 인질 사건 발생 등으로 미국이 어리벙벙하던 1979년 12월 소련은 아프가니스탄을 기습, 점령했다. 유권자들은 강력한 반전을 요구하면서 레이건((Ronald W. Reagan)을 대통령으로 뽑았다. 레이건은 당연히 힘의 논리를 추구하였고 힘을 행사하였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군사력 경쟁을 극력 추진하면서 소련을 궁지로 밀어 넣고 1987년 12월 소련과 중거리핵전력폐기조약을 체결하여 냉전 종식에 크게 공헌했다고 평가받았다. 그는 람보(Rambo)였다. 그레나다를 침공하고 니카라과 반군을 지원하는 등 제3세계 여러 곳에서 미국의 완력을 과시했다. 그는 지도자의 역할은 올바른 방향제시라고 믿은 유능한 경영자의 면모도 보였다.⁴⁾ 연기자의 화사한 제스처, 낙천적 자세, 남다른 유머 감각과 친화력, 뛰어난 전달 능력 등으로 미국인을 사로잡은 그의 뒤에서 미국은 쌍둥이 적자로 허덕이고 있었다.

CIA 국장 출신 아버지 부시(George H. Bush) 대통령은 일찍이 중국의 화려한 롤백을 예견한 미국인 중의 하나였다. 재임 중 파나마를 침공하여 독재자 노리에가((Manuel A. Noriega)를 체포, 미국으로 압송했다. 이라크가 쿠웨이트를 침공한 뒤 후세인(Saddam Hussein) 대통령이 쿠웨이트는 이라크의 열아홉 번째 주가 되었다고 선언하자 부시는 걸프전쟁으로 후세인을 응징하였다. 그의 임기 후반인 1991년 12월 소비에트 사회주의 공화국 연방(USSR)은 지구상에서 소멸되었다. 전임 정권에서 물려받은 쌍둥이 적자로 경제가 어려워져 그는 재선에서 변방 주지사 출신 클린턴 민주당 후보에게 패배하여 4년 단임 후 물러났다.

경제가 문제야, 바보야!(It’s economy, stupid!). 40대의 클린턴(Bill W. Clinton) 대통령은 정부의 재정적자 해소에 노력하여 흑자로 반전시켰다. 그의 재임 기간 8년은 1945년 종전 이후 미국의 가장 풍요로운 시기였다가고 평가받았다. 소련은 이미 해체되었고 경제는 잘 돌아갔다. 독주 체제 미국의 젊은 대통령은 한가했든지 아니면 부인의 콧대가 너무 승했든지, 그는 르윈스키와의 스캔들로 탄핵 위기에 몰렸다가 간신히 벗어났다.

아들 부시(George W. Bush) 대통령은 잠에서 덜 깬 듯 부시시했다. 미국의 자업자득 9.11테러로 세계무역센터 쌍둥이 빌딩이 녹아내렸을 때, 미국은 독불장군으로 군림했던 지난날을 성찰했어야 했다. 기고만장한 부시 정권은 오히려 ‘악의 축’이니 테러와의 전쟁이니 해가면서 멀쩡한 이라크를 공격하여 후세인을 처형했고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했다. 그는 무능한 대통령으로 인식되었다. 아들 부시야말로 진짜 ‘악의 축’이라고 비난받았다.

시카고 빈민지역 사회운동가 출신 오바마(Barack H. Obama, Jr.) 대통령의 임기 중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매우 어려워진 미국의 경제는 정상화되었다. 그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복지정책을 적극 추진하였고 손상된 미국의 대외 이미지를 어느 정도 회복하였다. 전임 정권이라면 곧 지상군을 파병할 만한 아랍권 여러 분쟁지역에 오바마는 제한적•간접적 개입을 고수하였다. 50년 이상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던 쿠바와도 수교하였다. 정권 초기에 아시아 회귀를 추진하여 중국과 긴장관계는 심화되었다. 미국이 ‘아랍의 봄’을 후원했으나 그 이후를 적절히 대처하지 못했고, 소극적 개입으로 시리아 내전의 악화를 방조했다는 비판도 받았다.

유색인 오바마 후보를 대통령으로 뽑아 역시 대국의 시민답다는 소리를 들은 미국 유권자들이 그의 후임 대통령으로 트럼프(Donald J. Trump)를 선출하였다. 살림살이가 점점 빡빡해진 유권자들이 워싱턴의 진부한 정치인들에 대해 깊은 불신을 표출한 결과였다. 트럼프는 새삼 “America First”를 내세웠는데, 제이차세계대전 이후 “America First” 아닌 때가 있었던가. 미국은 그렇게 군림하면서 못된 짓도 많이 저질렀고, 지구촌의 선도국가로서 많은 부담도 감당했다. 이제 트럼프는 여전히 “America First”는 사수하면서 때로는 몹쓸 짓도 마다 않겠으나 짐은 내려놓겠다는 거다. 제 발등만 바라보는 소인배 국가로 퇴행하는 미국에 잇속 밝은 장사꾼 대통령이 때맞춰 등장하였다.
트럼프는 17명의 목숨을 앗아간 플로리다 주 고교 총기 참사에 대하여 총기규제보다 범인의 정신건강을 문제 삼더니 곧바로 일부 교사도 총기를 휴대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했다. 그의 민낯이다. NRA(National Rifle Association)는 표정관리에 들어갔다. 앞으로 할리우드에서 “서부 활극” 아닌 “사제 활극”이 제작되어 흥행에 대박을 터뜨릴지도 모른다. 미국의 좌표를 새롭게 설정하려는 트럼프가 두 동계 올림픽 대회를 치르면서 절박하게 남북 대화를 시도하는 한국에게 한반도는 주체적인 존재가 못되는 관리의 대상일 뿐이라는 점을 거듭 환기하고 있다.

북한은 두렵다. 남한은 외롭다. 한반도는 서럽다.

전영규 칼럼리스트

주.
1) 통킹만 사건, 특히 1964년 8월 4일의 사건을 미국이 베트남 전쟁에 적극 개입하기 위한 명분을 만들기 위해 조작하였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이다.
2) http://www.funtrivia.com/askft/Question118378.html
3) 마고사키 우케루 지음, 문정인 해제•양기호 옮김, 『미국은 동아시아를 어떻게 지배했나』 (메디치, 2013), p.5.
4) 1986년 9월 15일자 Fortune지는 레이건 대통령의 경영자 자질을 높이 평가하여 다음과 같은 제하의 기사를 실었다. “What managers can learn from manager Reag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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