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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전쟁기념관 [ 2017.05.31 ]

[뉴스재팬=포사단필]

1.
지난 4월 5일 오전 전쟁기념관에서 마케도니아(Republuka Makedonia) 출신 관광객에게 6.25전쟁실을 해설하였다. ‘출신’이라고 쓴 까닭은 그가 자신은 마케도니아 사람인데 현재 중국에서 일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마케도니아는 유고슬라비아연방에 속해 있다가 냉전 종식 후 동구권 변혁기인 1991년 독립한 나라이다.

환영 인사말과 함께 통상적인 몇 가지 질문 후에 해설을 시작했는데, 그는 뜻밖에도 평양의 전쟁기념관을 돌아보았다고 밝히고, 서울의 전쟁기념관도 둘러보면서 양자를 비교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해설자에게 남북한의 전쟁기념관을 비교해보겠다고 나선 관광객은 그 사람이 처음이었다.

해설자와 관광객은 6.25전쟁 1, 2, 3실과 해외파병실, 국군발전실까지 2시간 동안 돌아보면서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눴다. 해설을 마친 다음 두 전쟁기념관을 비교한 내용을 보내달라는 해설자의 요청에 그는 기꺼이 응답하겠다고 약속했으며 서로 e-mail 주소를 교환하였다.

2.
옛 소련의 세력권 안에 있던 동구권 사람들 대부분이 한국전쟁(Korean War)은 남한의 북침으로 발발했다고 알고 있기에¹⁾ 해설자는 한국전쟁은 북한의 남침으로 시작되었다는 점을 우선 설명했다. 그는 동서 냉전이 지속된 기간 중 많은 역사적 사실들이 잘못 기술되었다는 점을 알고 있다고 해설자의 설명을 완곡히 받아들였다.

6.25전쟁 제1실에서 김일성의 사진을 본 그는 김일성에 관한 두 가지 이야기를 했다. 먼저 유고슬라비아 티토(Josip Broz Tito, 1892-1980) 대통령의²⁾ 장례식에 북한의 김일성이 참석했으나 한국 등 11개국은 참석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당시 한국은 사회주의 국가와는 외교관계를 수립하지 않았기 때문에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설자의 설명에 알고 있다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또 별로 알려지지 않은 얘기를 했다. 김일성의 자동차 수입 의사에 따라 스웨덴은 볼보 1,000대(Volvo 144 sedan)를 북한으로 수출했으나 북한은 그 대금을 결제하지 못했다고 한다. 따라서 북한은 스웨덴에 원금에 지연이자까지 누적된 약 3억 유로의 빚을 지고 있다고 한다.³⁾

유엔군 참전 관련 자료를 전시한 6.25전쟁 제3실에 들렸을 때, 그는 1950년 6월 25일과 6월 27일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회의에 소련이 불참한 이유를 질문했다. 이런 질문에는 당시 동 이사회의 다섯 상임이사국 중 하나가 중국(대만)이었는데 소련은 대만의 상임이사국 자격에 항의하는 뜻으로 불참했다고 설명한다.

3.
그의 두 전쟁기념관 비교는 체계적이거나 전문적인 비교가 아니다. 여행객으로서 짧은 시간에 둘러보았기 때문이다. 그는 양자를 직접 대조하기도 했으나 주로 북쪽 기념관의 전시 내용을 본대로, 느낀대로 기술했는데, 이는 해설자가 알아서 비교해보라는 의도로 보인다. 남이나 북에 편향된 시각이 아닌, 좀 더 객관적인 제3자의 눈으로 두 기념관을 살펴보았을 터이기에 그의 비교를 경청할 만하다.

이하에서 해설자와 함께 전쟁기념관을 둘러보면서 그가 말한 평양의 전쟁기념관에 관한 얘기와 중국으로 돌아간 뒤에 e-mail로 보내온 내용을 간추려 본다. 편의상 남한 전쟁기념관은 전자로, 북한의 그것은 후자로 표기한다.

o 후자의 건물구조는 전자의 그것과 닮았다. 후자는 불과 4-5년 전에 개관했기 때문에 전자의 구조를 참조했을 것으로 본다.
o 후자는 오른편에 미국의 푸에블로호(USS Puebla)를 전시하고 있다.
o 후자의 내부로 들어서면 청년 김일성 동상이 관광객을 맞이한다.
o 후자에 6.25전쟁은 1950년 6월 25일 04시 남한의 북침으로 발발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o 전자에는 UN군 관련 자료가 특히 6.25전쟁 제3실에 훌륭히 정리되어 있으나 후자에는 동맹국들 관련 자료가 매우 빈약하다. 이것이 양자의 중요한 차이점이다. 안내자는 러시아와 중국에 관해 어느 정도 언급하지만 북한 자력에 의한 전쟁 수행을 애써 강조한다.
o 후자에는 남한을 적으로 인정하지 않고 미국침략자(American aggressor)를 주적으로 인식한 여러 자료들이 전시되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전쟁했으며, 미국이 더 많은 병력을 동원하기 위하여 UN을 이용하였고, 휴전협정의 서명에도 UN을 이용했다고 설명한다.
o 후자의 옥외에는 노획했거나 파괴 또는 추락한 탱크 등 무기, 전투•폭격기, 폭탄과 사진 등 UN군 관련 실물자료가 전시되고 있다.
o 후자의 일부 전시실은 터널과 숲으로 디자인되었으며, 미군과 맥아더의 형상이 서 있는 전시실도 있는데, 맥아더 때문에 다수가 희생당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o 전체적으로 볼 때 후자의 전시실은 흔히 보는 기념관과는 다르게 마치 디즈니랜드와 유사하게 꾸며져 있어 관광객은 특별한 경험을 하면서 자신이 이야기 속의 일부로 느끼도록 유도한다.
o 후자 전시실 내부는 사진을 촬영할 수 없다.
o 후자 전시실에서의 여러 가지 경험은 남북한 간의 전투 장면이 상영되는 대형 극장에서 마무리된다. 최신 시설의 극장인데 회전무대를 갖추었다.
o 전자에는 남한군인 형과 북한군인 동생이 끌어안고 있는 아름다운 조형물이 있으나
후자에는 통일을 염원하는 상징물이 없다.

4.
그동안 두 사람 사이에 여러 차례 e-mail이 오갔다. 며칠 전에 그에게 제3자의 처지에서 남한 전쟁기념관 측에 혹시 권고하고 싶은 사항이 있으면 알려달라는 메일을 보냈는데 회신이 없다. 여태 해설자의 요청에 성의껏 응했으니 이제 그만하자는 뜻 같다. 어쩌면 남북한 당신네들, 단일민족이라는 당신네들, 참 어지간도하다면서 고개를 젓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전영규 칼럼리스트

주.
1) 포사단필, “그 가을의 추억,”(2009.10.31.) 참조 요망.
2) 티토 대통령은 이집트의 나세르(Gamal Abdel Nasser) 대통령, 인도의 네루(Jawaharlal Nehru) 수상과 함께 비동맹그룹의 Big Three였다.
3) 그는 해설자에게 이러한 내용이 게재된 NEWSWEEK지 기사를 직접 읽어보도록 배려하였다. http://www.newsweek.com/2014/09/05/north-korea-owes-sweden-eu300m-1000-volvos-stole-40-years-ago-still-using-267043.html
4) 미국 현지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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