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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쪽바리와 센징 [ 2008.11.14 ]

[ 2005.12.06 ] 지금까지 재일동포들이 이역만리 일본땅에서 한민족의 교포문제를 발생시킨 원인국, 일본에 의해 숱한 차별과 멸시를 받으며 살아온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오늘에는 우리 민족의 자랑인 “김치”가 “기무치”라 불리며 일본의 어느 슈퍼와 편의점에서도 볼 수 있게 되었지만, 예전에는 김치의 냄새가 재일동포들의 차별의 상징이었다.

도시락에 김치를 넣지 말아달라는 자식들의 눈물 어린 애원에도 다른 반찬을 넣어줄 수 없는 형편 때문에 눈물지으며 김치를 물로 씻어 도시락에 넣어주던 동포 가정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애들은 그 미세한 김치 냄새를 억지로 찾아내 이지메를 하곤 했었다.

이때 일본애들은 “야이, 죠센징 (야, 조선사람아)”, “이 센징 (조선의 '조'자를 빼놓은 멸칭)” 이라고 부르며 한민족을 무시하는 말을 엄청 퍼붓곤 했었다.

지금이야 사회와 인권의식이 어느 정도 조성 되어 일본땅에서 눈에 띄는 차별은 못하게 되어 있으나 최근 한 동포 친구가 멸칭을 당했다고 한다.

바로 한국사람에게 <반쪽바리>라는 말을 들은 것이다. 그 말을 들은 나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교포들에 대해 잘 모르는 한국사람들이 우리 재일교포들을 향해 <반쪽바리>또는 <똥포>라 부른다고 하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그것은 이미 흘러간 과거의 일로만 생각했었다.

일본땅에서 일본인으로의 귀화라는 쉬운 길을 택하지 않고 조선사람으로 살 것을 결심하고 우리말과 우리글 그리고 역사와 문화를 어렵사리 배워 조선사람답게 살려고 노력하는 재일동포에게 <반쪽바리>라고 하는 말은 일본사람이 부르는 <센징>이라는 말보다 훨씬 더 잔인하고 말로 형언할 수 없는 아픔을 준다.

현재 우리가 사는 시대는 남과 북이 화해하고 협조하는 일을 떠나서 우리 민족이 다시금 새롭게 태어나 보다 훌륭하고, 슬기롭게 나가야 할 것이다. 새로운 시대는 지금껏 우리 민족내부에서도 잘 못보고, 때로는 무시하며 우습게 본 것들도 다시금 점검하여 그 훌륭함과 아름다움을 찾아가는 데서 올 것이다.

최근에 나는 "노래패 우리나라" 사람들과 같이 내 모교이기도 한 조선학교를 방문했었다.

단지 내 눈에 비친 것은 선생님이 우리말로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상적인 모습이었으나, 그들에게는 그렇게만 보이지 않았나 보다. 눈물을 흘리면서 학생들의 공부하는 모습을 다정하게 바라보는 것이었다.

나중에 그들이 쓴 글에는 이런 대목이 있었다.

"지금 일본에서는 한 해에 만명 가까운 동포들이 자신의 국적을 버리고 일본으로 귀화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쩌면 그것이 훨씬 쉬운 일인지도 모릅니다. 그러면 몇 시간 거리에 있는 민족학교로 힘든 통학을 하지 않아도 되고, 민족학교를 나왔다는 이유로 차별을 받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일본 내의 반북 책동으로 움츠려 들지 않아도 되고, 여느 일본인들처럼 평범하게 살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이 쉬운 길을 택하지 않은 것입니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내 조국을 잊지 않고, 매일매일 상기하며 조국에 사는 그 어떤 사람보다 조국을 사랑하며 당당한 민족의 일원으로 살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과찬인 부분도 있지만, 우리 같은 재일동포는 이렇게 봐주는 본국의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큰 힘을 받는다. 우리민족끼리 서로의 문제점만을 따지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공통점과 훌륭함을 찾아내고 그것을 꽃피우려 하는 그러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그것이 앞으로 우리 민족이 살길이며, 6.15선언 정신이 아닌가 싶다.

끝으로 한 동포어머니가 민족학교 기숙사로 딸을 보내는 마음을 담아 만든 노래가사를 소개하며 글을 맺는다.

"어린 딸아 언제면 네가 아는지
멀리 멀리 기숙사로 보내는 이 마음
아침마다 너의 머리 빗어주지 못해도
저녁마다 숙제 공부 도와주지 못해도
네 작은 가슴에 민족의 넋을 심어
조선의 꽃으로 피우리 너를 피우리"

김수환, 일본 Korean Youth Networks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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